두경부암은 머리(頭, head)와 목(頸, neck) 부위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뇌 아래부터 쇄골 사이로, 안구를 뺀 기관에 해당한다. 두경부에는 호흡과 발성, 연하(음식을 삼킴) 등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는 “두경부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정상적인 호흡, 목소리, 연하 등 기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라고 말했다.


두경부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많이 걸리고 환자의 80%가량은 40~60대에 분포한다.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가 두경부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15배 이상 높다. 이외에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두경부암 발병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를 비롯해 공기와 음식물이 통과하는 인두, 맛을 느끼는 혀(설), 침이 나오는 침샘, 면역을 유지하는 편도, 입술(구순) 등 여러 기관에 암이 발생한다.


후두암과 인두암은 목소리가 쉬거나 갈라지는 등 변형이 일어나고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며, 림프절 전이로 인한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설암은 혀에 불규칙한 하얀 반점을 보이며 출혈이 줄곧 발생하고 식사할 때 불편이 느껴진다. 침샘암은 침샘이 있는 귀나 턱 아래가 붓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면에 통증과 마비가 동반된다. 편도암은 목 안 이물감과 음식물을 삼킬 때 불편함이 느껴지고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구순암은 입술에 딱지가 생기고 미세한 출혈이 있다. 갑상선암은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음식물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는 증상을 보인다.


두경부암 치료, 가장 발전된 트렌드 ‘로봇수술’

두경부암은 수술이 표준치료다. 수술 후 남아있는 미세한 암세포가 암으로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동시 또는 단일로 시행한다.

최근 두경부암 수술에서는 로봇수술이 단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두(편도 및 혀뿌리) 및 후두는 집도의가 손을 넣어 수술하기에 매우 좁고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기존에는 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수술적 접근을 위해 턱뼈를 자르거나 후두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절제하고, 결손 부위를 막기 위한 피판 이식술을 했다. 그러나 이런 수술은 호흡, 발성, 연하 기능 등에서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로봇수술을 보다 정밀하면서도 암 부위만을 정밀 타깃해 수술할 수 있다. 5~8mm 정도의 얇은 로봇 팔을 좁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여 턱뼈나 후두를 절개하지 않고 최소 침습 수술이 가능하다. 사람이 볼 수 있는 정도보다 10배 이상 확대해 3차원 영상으로 환부를 들여다보며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로봇수술은 특히 구인두·하인두‧후두와 같이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에 발생한 암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김세헌 교수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술한 두경부암으로 구인두암(162건, 64.54%), 하인두암(47건, 18.73%), 후두암(32건, 12.75%)이 특히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갑상선암과 침샘암 등을 수술할 때 흉터가 외관상 많이 보였던 기존 술기와 달리 로봇수술로 진행하면 구강을 통하거나 귀 뒤, 겨드랑이 등 겉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절개하기 때문에 미용 효과가 높은 것도 큰 장점이다.

또 수술 부위를 재건하기 위한 피판 이식술을 할 필요가 없어 수술 시간도 최소 5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로봇 팔이 집도의의 손 떨림까지 잡아주니 안전할 뿐 아니라 회복이 빨라 환자가 느끼는 부담이 적다. 수술 후 호흡, 발성, 연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도 있다.


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두경부암 로봇수술 선도

연세암병원은 두경부암 로봇수술에서 우수한 술기를 자랑한다. 김세헌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두경부암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했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로봇수술로 후두암과 하인두암을 치료했다. 후두는 발성을 담당하는 부위로 암 수술 진행 시 기능 보존이 중요하다. 인두의 가장 아랫부분인 하인두는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가기 직전 부위다. 따라서 병기가 높은 경우 인접한 후두를 같이 제거하기도 해 정상 호흡과 발성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로봇수술 초기에는 인두암(편도암, 설근부암, 하인두암)과 후두암에서 병기가 낮은 1~2기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로봇수술 장비의 발전에 따라 김세헌 교수는 2015년 암이 이미 많이 악화된 병기인 3~4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봇수술을 진행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종양이 너무 커 당장 수술을 진행하기 곤란하거나, 발성·연하 등의 기능을 보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통해 수술에 앞서 종양 크기를 먼저 줄인다. 그리고 로봇수술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며, 종양이 있던 모든 부위를 제거하는 방식의 표준 기술을 확립했다. 수술 후에는 남아있는 미세한 암세포가 암으로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그 결과 기존에 낮게는 30%에 불과했던 진행된 인두암과 후두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이 69%로 올라갔다.

편도와 혀뿌리 부분인 구인두에 발생한 암에서도 연세암병원은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선행 화학요법, 로봇수술, 방사선치료로 이어지는 연세암병원만의 프로토콜은 2022년 기준 구인두암의 5년 생존률을 1~2기의 초기 암의 경우 94%, 3~4기의 경우 78%로 높였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인 통합 암 치료기관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치료 성적인 65%를 높게 상회한다.


두경부암, 구강 청결과 금연·금주로 예방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구강 청결, 금연, 금주가 중요하다. 구강 내 염증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평소 양치와 가글을 잘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으로 구강 건강을 챙기는 것도 두경부암 예방을 위한 방법이다. 치아를 교정하거나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면 구강 내 보철물 위생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입 속으로 들어가 편도암, 설근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도 해당된다.

금연과 금주는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 꼭 실천해야 한다. 담배와 술로 대표되는 발암물질이 구강과 호흡기 점막을 손상시키며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데, 이때 두경부암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질병관리청 2022년 자료에 따르면, 흡연 과거력이 10년 미만이면 금연을 했을 때 발암 위험이 74%로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담배는 빨리 끊는 것이 좋다.


[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 프로필]

[두경부암 로봇수술 개척자 연세암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헌 교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