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 


  •  에이즈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일명 에이즈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감염으로 면역세포가 파괴되어 면역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를 뜻합니다. 이로 인해 건강한 사람에게는 흔하지 않은 감염병, 암, 신경질환 등이 발생합니다.
국내에서는 1985년 첫 환자가 보고된 이래 2022년 말까지 총 19,001명이 HIV 감염으로 진단되었으며, 그중 남자가 17,782명(93.6%), 여자가 1,219명(6.4%)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3,121명이 사망해 2022년 말 기준 내국인 생존 감염인은 15,880명입니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는 825명이 HI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에이즈의 원인 

에이즈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원인 바이러스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이며 성관계나 혈액을 통해 전파됩니다.


  •  에이즈의 증상 

HIV 감염 초기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발열, 인후통, 무력감, 기침, 근육통, 피부 발진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을 모든 감염자가 느끼는 것은 아니어서 증상만으로는 HIV 감염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감염 초기 증상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1~6주 후면 호전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감기를 앓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후 8~10년 동안은 보통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동안에도 HIV는 면역세포를 계속 파괴해 감염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면역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됩니다. 일부 감염자에서는 목, 겨드랑이 등에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수년간 면역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 오한, 설사, 체중 감소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 각종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에 의해 다양한 감염병이 나타나며, 혈액암 등의 악성종양, 치매 같은 신경병이 생기고, 치료받지 않은 HIV 감염인은 결국 사망에 이릅니다.


  •  에이즈의 진단 

HIV 감염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1차로 바이러스 항원과 항체를 검사하는데,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HIV 감염을 확진하는 것은 아닙니다. HIV 감염이 아닌데 1차 검사에서 거짓 양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HIV 감염이 맞는데 1차 검사에서 거짓 음성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보건환경연구원의 확진 검사를 통해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HIV 감염이 의심되는 역학적, 임상적 상황이라면, 3~6개월 후에 재검사를 시행합니다.
한편 HIV 감염 스크리닝을 위해 오라퀵 같은 자가검사나 신속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가검사 또는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혈액검사를 받아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  에이즈의 치료 

에이즈 치료의 목적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회복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HIV와 관련된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면역 저하가 진행된 이후에 치료를 시작했지만, 요즘은 모든 HIV 감염인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조기에 치료하면 HIV 감염인의 예후가 현저히 좋아질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강하게 억제되어 전염력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잘 받아서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위험도 없어집니다.
현재 HIV 감염 치료제는 30가지 이상 개발되어 사용 중입니다. 이 약제들 가운데 2가지 혹은 3가지를 같이 사용해 바이러스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것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이즈 치료법입니다. 하루에 한 알만 복용해도 되는 단일 복합제가 많이 사용됩니다. 또 한두 달에 한 번 근육주사를 맞으면 평상시에 약을 먹지 않아도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주사치료제가 개발되어 내년에 국내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치료 시작 후에는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검사합니다. 치료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시행해 CD4 양성 림프구 수와 HIV 바이러스 농도를 확인합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HIV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하고, 보통 6개월 이내에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검출되지 않는 수준으로 억제됩니다. CD4 양성 림프구는 HIV가 파괴하는 면역세포이며, 치료로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CD4 양성 림프구 수가 치료 초기에 점차 증가한 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성공적인 치료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HIV 치료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이 생겨 치료에 실패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약제 복용에 대한 이행도를 높이는 것이 치료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 이행도란 치료제를 얼마나 제대로 모두 복용하는지 나타내는 것으로, 의사가 100알의 약을 처방했을 때 100알 모두 바른 용법으로 빠짐없이 복용했다면 그 환자의 치료 이행도는 100%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치료 이행도가 낮으면 바이러스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해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제에 내성이 유발돼 약제 효과가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치료 이행도에 따라 HIV 감염과 연관된 여러 질병의 발생률이나 사망률이 달라집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