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의료센터 만드는 밑거름 될 터


- 미주 세브란스재단 설립위원장 의과대학 이배웅 미주동창 -


연세의대 미주동창회가 미주 세브란스재단(Severance Foundation in America)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설립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한 이배웅 동창에게 재단 설립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도 여전히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기관들의 대표와 이사로 활동하느라 너무 바빠

   은퇴할 시간이 없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여전히 병원 일로도 분주하고요.

   한편으론 건강을 위해 골프와 낚시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컨디션은 아주 좋습니다.




연세의대 미주동창회가 설립하는 세브란스재단의

설립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세브란스 미주동창회는 동문들만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기금을 은행에 예탁해두고 얼마 안되는 이자를 받아

모교에 후원금을 보내는 형식이었지요. 그런데 동문의 울타리를 

넘어 모금 범위를 확장하고 기금을 공개 자본시장에 투자해서 더 

큰 수익을 올려 더 많은 금액을 꾸준히 기부하려면 재단 설립이 

필수입니다. 후원자는 재단이 기부금 펀드에서 투자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하길 바랍니다. 재단은 이런 틀 속에서 

후원자들에게 지정기금을 허용하고 기부자들은 기금 분배를 

결정하게 됩니다.



재단은 자선사업, 장학사업, 병원과 연구사업 등 특별한 목적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인으로,

재단 후원금은 미국 정부로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후원과 출자와 배당에 목적을 두는 재단을 운영합니다. 재단 후원금은 100% 세금공제 대상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세브란스 미주동창회는 미주 세브란스재단(Severance Foundation in America)을 설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미국 선교사 알렌 박사가 세우고 미국의 기업가 세브란스 씨가 기금을 출연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연세의대가 미국에 재단을 설립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미국의 재단을 갖는다는 건 곧 미주동창회를 중심으로 한 세브란스재단이

대규모 모금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게 될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잘 활용한다는 뜻입니다.

미주동창들은 반드시 재단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세브란스재단은 동문을 넘어 미주 한인기업까지 광범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올릴 선택의 여지도 한층 확장될 것입니다.

퇴직자 개인연금(IRA)에서 비과세로 기부를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미주동창회가 세브란스재단을 만들기로 한 건 아주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한국의 의과대학 동문들이 미국에 세운 재단은 이게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재단은 장기 투자로 기부금과 후원자 지정 기금을 관리하게 되므로 기부와 관련된 세부사항은

기부자와 재단, 연세의료원과 함께 상의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판단을 내리는 핵심 요인은 연세의료원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이고 연세의료원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가 하는 겁니다.

재단의 목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세의료원을 지원해서 모교를 세계적인 수준의 의학 교육기관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재단이 성장하고 투자한 기금이 더 큰 수익을 올릴수록,

연세의료원은 재단에 더 큰 기부금을 유치해서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싶어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이 곧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도 개인적으로 모교 연세의대에 많은 기부를 해오셨지요?


우선 재학 시절에 받았던 장학금 그 이상을 갚았습니다.

의대생 기숙사 제중학사를 건립할 때 방 하나를 짓는 비용을 기부했고요.

한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 학업을 잘 마치도록 지원했습니다.

1962년 졸업동기회 장학금에 주요한 기부자이기도 하고요.

아울러 세브란스재단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재단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기부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내와 함께 자선교육재단을 운영하면서 지역 대학과 병원, 자선단체들에 기부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Binghamton University Foundation에 100만 달러를 보냈는데, 이게 단일한 기부로는 가장 규모가 컸던 사안입니다.

대학 측에서 기부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농구장에 ‘Dr. Bai Lee Court’라는 이름을 붙여주더군요.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하고 계신데, 기부하는 삶의 본으로 삼는 분이 있으신가요?


두말할 것 없이 130여 년 전에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을 세우도록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던 세브란스 씨입니다.

“받는 이보다 주는 이가 더 행복하다”는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후원에 감사 인사를 건넨 에비슨 박사에게 그렇게 답을 했다지요.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이야긴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기부를 해보니까 정말 그렇더군요.

베풀면 베풀수록 더 많이 돌려받게 된다는 말도 어김없는 진리였습니다.

미국에 세브란스재단이 세워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세브란스 씨도 무척 기뻐하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앞으로 세브란스재단을 통해 이루어질 일들에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내로라하는 미국의 의과대학들의 경우, 재단이 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합니다. 어마어마한 액수지요.

우리도 언젠가 그 수준에 이르길 기대합니다. 연세의료원이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고 학생들에게도 무제한 장학금을 지급해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드는 대학이 되면 좋겠습니다.

연세의료원이 다른 한국 병원을 넘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2개 국어로 운영되는 세계적인 의료센터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